로마 군단이 브리튼 섬 곳곳에 승리의 깃발을 휘날리던 시대,
안개 속으로 사라진 로마 제9군단과 황금 독수리 군기의 최후에는
어떤 진실이 담겨 있을까?

카네기 상 수상작 《횃불을 든 사람들》과 연작을 이루며
20세기 가장 뛰어난 어린이, 청소년책으로 손꼽히는 역사소설!

카네기 상, 대영제국 훈장에 빛나는 역사소설가 로즈마리 서트클리프가 들려주는
흥미진진한 역사와 그 이면에 가려진 소중한 진실!

《독수리 군기를 찾아》는 고대 로마가 지금의 영국 땅인 브리튼 섬을 지배하던 시대를 다룬 로즈마리 서트클리프의 ‘로마-브리튼 연작’ 가운데 첫 번째 작품이다.
117년 경, 브리튼 남동부를 지배하고 있던 로마 제9군단은 북부 지방 부족이 일으킨 봉기를 진압하기 위해 황금 독수리 군기를 앞세우고 출정했다가 행방불명된다. 그로부터 십여 년 후, 로마 군 백부장 마르쿠스는 제9군단을 이끌었던 아버지와 독수리 군기를 찾기 위해 험난한 원정을 떠난다.
로마 제9군단의 실종이라는 실제 역사 속 미스터리를 바탕으로 한 이 책은 로마와 브리튼 세계가 불안하게 공존하던 시대에 대한 생생한 묘사와 사실과 허구를 넘나드는 박진감 넘치는 줄거리로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또한 거대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도 신념과 용기를 잃지 않았던 인물들의 삶을 조명함으로써 미래를 개척해야 할 청소년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것은 물론, 승자의 역사에 익숙한 청소년 독자들이 균형 잡힌 시선으로 역사를 바라볼 수 있도록 한다. 책 앞부분에 수록된 시대 배경 설명과 당시의 지명을 실은 지도, 인물 소개 면은, 독자들이 혼란스러운 시대를 아우르는 방대한 작품을 이해하는 데에 충실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카네기 상 수상작인 《횃불을 든 사람들》과 함께, 어린이ㆍ청소년을 위한 최고의 역사소설로 손꼽히는 《독수리 군기를 찾아》는 독자들에게 올바른 역사의식과 묵직한 감동을 알려 줄 고전이다.

▶작품 특징
통찰력 있는 묘사와 역동적인 줄거리를 갖춘 역사소설의 진정한 매력
‘117년 경, 지금의 영국 요크 지방인 에부라쿰을 점령하고 있던 로마 제9군단은 칼레도니아 지방 부족이 일으킨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 북쪽으로 진격한 뒤 행방불명되었다.
그로부터 1,800년이 흐른 뒤, 과거 칼레바 라트레바툼의 도로였던 영국 실체스터 전원 지역에서 날개 없는 로마 독수리 상이 발굴되었다. 이제는 대영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독수리 상이 그곳에서 발굴된 이유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추측을 했다.
하지만 북부 지방의 안개 속으로 행군한 제9군단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아무도 모르는 것처럼, 독수리 상이 그곳에서 발견된 이유를 아는 사람은 없다.
이 두 가지 미스터리에서 《독수리 군기를 찾아》가 탄생됐다.’ (작가 서문 중에서)

로마-브리튼 연작은 각각 한 시대를 풍미했던 로마와 영국 역사가 만나는 지점을 배경으로 한 흥미로운 작품이다. 특히 《독수리 군기를 찾아》는 실제 역사 속 미스터리에서 출발하여, 로마가 지배하는 남동부와 켈트족 고유문화가 살아 있는 북부가 하드리아누스 방벽을 경계로 팽팽하게 맞서던 시대를 세밀하게 그렸다. 식민지에서 징집한 병사들을 지휘하며, 겉으로는 로마를 받아들였지만 안으로는 로마에 맞설 준비를 하는 브리튼 인들을 다스려야 하는 마르쿠스의 입장이나, 식민지에서 병사들을 징집해 전력을 보강하는 로마 보조군 제도가 안고 있는 태생적 불안 요소 등은 로마와 브리튼의 관계를 짐작하게 하는 배경이자 사건의 중요한 실마리이다.
이렇듯 로마-브리튼 시대에 대한 풍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사실와 허구를 넘나드는 줄거리는 한층 역동적으로 느껴진다. 제9군단의 최후를 추적하는 여정은 박진감이 넘치며, 마침내 밝혀진 진실에 로마-브리튼 시대가 가진 비극이 담겨 있기에 더욱 묵직하고 감동적이다. 독자들은 흥미로운 사건과 인물들 사이의 미묘한 갈등 속에서 로마-브리튼 시대를 깊이 이해하고, 지루하고 어렵게 여겼던 역사소설의 진정한 매력을 깨닫게 될 것이다.

정복과 지배가 아닌 인간의 소통과 이해를 이야기하다
작품에서 큰 축을 이루는 것은 마르쿠스와 브리간테스족 전사 출신의 노예 에스카와의 우정이다. 처음에는 자신과 같은 상처를 가진 이에 대한 막연한 이끌림이었지만 곧 마르쿠스는 진정한 친구이자 전사로서 에스카를 존중하게 된다. 에스카와의 우정은 마르쿠스가 정복자가 아닌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브리튼 세계를 바라보는 계기가 된다.

“로마 사람들은 석벽을 쌓은 건설자이고, 직선 도로와 질서 정연한 법칙과 훈련이 잘 된 부대를 만든 사람들이기도 해요. 우리도 알고 있어요. 아주 잘 알지요. 파도가 바위에 부딪히듯 우리는 로마 군대의 규율을 어겼어요. 우리는 이해하지 못했어요. 그 모든 게 질서 정연한 양식이었기 때문이죠. 방패에 새겨진, 양식에 구애 받지 않는 자유로운 곡선만이 진짜 우리 것이에요. 우리가 당신의 세계를 이해하기 시작하는 때가 오면 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한 이해를 잃고 말 거예요.” (본문 중에서)

에스카는 마르쿠스에게 브리튼 세계에 고유한 정신과 생활양식이 존재하며, 그것이 어떤 풍요로운 물질보다도 소중하다는 것을 알려 준다. 로마식으로 살기를 강요받지만 자기 뿌리를 잊지 않으려는 코티아, 마르쿠스를 추격하면서도 그에게 아버지의 반지를 돌려주는 브리튼 전사들 역시 마르쿠스가 브리튼 세계를 다시 보도록 하는 인물들이다. 험난한 원정길에서 마르쿠스는 브리튼 세계를 인정하고, 이해하게 되며 켈트족 전사들을 신념과 명예를 아는 적이자 전사로서 존중한다.
《독수리 군기를 찾아》는 독자들에게 로마 군단의 화려한 승리가 피정복자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또한 로마가 물질과 무기로도 끝내 정복하지 못한 브리튼 세계가 마르쿠스에게 손을 내미는 모습을 통해 서로 다른 세계가 어우러지기 위해 갖추어야 할 덕목이 무엇인가를 알려 준다.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한 소통과 공존은 미래의 주역이 될 우리 청소년들에게 소중한 교훈을 줄 것이다.

거대한 역사의 그늘에 가려진 소중한 가치와 삶
마르쿠스와의 우정 대신 아버지를 위해 복수하겠다는 신념을 택한 크래독, 군단을 떠난 죄책감을 안고 부족민으로서 새 삶을 사는 게른, 타락한 군단을 끝까지 지키려다 전사한 마르쿠스의 아버지, 독수리 상을 두고 서로 속고 속여야 했던 마르쿠스와 에피다이족 전사들. 사라진 군단의 비밀에 한 발 한 발 다가갈수록 독자들은 전쟁과 역사에 의해 상처 입은 평범한 사람들을 만난다. 그들은 서로 다른 신념으로 다른 선택을 했을 뿐, 누구도 그들을 비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마르쿠스를 비롯한 등장인물들은 시대가 승자 혹은 패자로, 지배자와 피지배자로, 적으로 규정했기에 벌어진 사건들에 온몸으로 부딪혔을 뿐이다.
교과서에 적힌 승자의 역사에도 나름의 의미가 있지만, 그 반대편에는 ‘패배자의 것’이라고 치부해서는 안 될 소중한 가치와 삶 들이 있다. 이 책은 독자들로 하여금 역사는 승자나 영웅이 아니라, 거대한 시대의 흐름 속에서 신념과 용기를 가지고 삶을 꾸려 간 수많은 사람들이 만들어 낸 결과물임을 알려 준다. 그리고 화려하고 거대하게만 보이는 승리의 이면을 잊지 않고, 균형 잡힌 시선으로 역사를 바라보도록 할 것이다.

유년과 과거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한 남자의 감동적인 성장
어릴 적 아버지와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브리튼으로 온 마르쿠스는 부상으로 군단을 떠나게 되자 삶의 방향을 잃어버린다. 군인이 되기 전에는 제9군단 백부장의 아들로서 아버지의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생각에, 군단을 떠난 뒤에는 군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사로잡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셈이다. 독수리 군기를 찾으러 나선 원정은 로마 군단과 아버지의 명예를 되찾기 위한 것인 동시에 마르쿠스가 과거의 굴레와 상처를 딛고 홀로 서기 위한 원정이기도 하다. 마침내 독수리 군기를 찾아 돌아온 그는 비로소 자기 삶을 마주하고, 개척해 나갈 용기를 낸다.
로즈마리 서트클리프는 수천 년 전 낯선 땅에서 일어난 전쟁 이야기 속에 고난과 역경을 딛고 일어선 한 남자의 성장기를 녹여 냄으로써, 미래를 개척해 가야 할 청소년들이 시대와 국경을 뛰어넘은 공감과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