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검색


올랜도(버지니아 울프 미니 선집)

  • 판매가 14,000원
  • 책정보 양장 488쪽 118*185mm 2020년 09월 18일
  • ISBN_13 979-11-6579-192-6

  • 도서유통상태
  • 정상유통
  •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이메일
  • 크게보기
  • 미리보기
  • 구매정보

  • 책 소개
  • 저자소개
  • 목차
  • 책 속으로
  • 보도자료

책소개

성별을 오가며 300년을 산 그/그녀 올랜도의 환상적인 이야기
유머러스한 문체로 젠더의 허구성을 그려낸 버지니아 울프의 숨겨진 걸작
 
★BBC 선정 ‘우리 세계를 만든 100권의 소설’
★피터 박스올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권’
★틸다 스윈턴 주연 영화 <올랜도> 원작
 
《자기만의 방》보다 1년 앞서 출간된 《올랜도》는 버지니아 울프의 저작들 중에서 여러모로 이례적인 작품이다. 익히 알려진 섬세하고 진지한 모더니스트의 이미지를 내려놓고 능청스러운 유머와 풍자로 현실에선 불가능한 인물 ‘올랜도’의 이야기를 진짜인 양 들려주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울프 스스로 “휴가” 삼아 쓴 작품이라고 했지만 그 결과는 흥미롭게도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로 일주일 만에 호가스 출판사(울프 부부가 운영한 출판사) 역사상 유례없는 판매 기록을 세우며 울프 최초의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울프의 가장 뛰어난 시적인 걸작”(레베카 웨스트)이라는 평을 받으며 작품성으로도 인정을 받았다. 또한 남성에서 여성으로 변하며 300년이 넘는 세월을 살아가는 귀족 올랜도의 “진실하면서도 환상적인” 이야기를 당시 유행하던 전기 형식으로 쓴 이 작품은 판타지적 설정 안에 숨겨놓은 금기에 대한 도전과 전복성으로 한 세기가 지난 오늘날 젠더 논의에 있어 빠질 수 없는 흥미로운 텍스트로 자리 잡았다. 양성성을 지닌 매력적인 인물 올랜도의 모델이 당시 울프의 연인이었고 이후로도 가깝게 지낸 여성 작가 비타 색빌웨스트라는 점, 전기 형식을 빌린 작품 안에 사료로 수록한 허구의 사진들 역시 비타가 작품을 위해 직접 분장을 하고 찍었다는 점, 작가이자 비타의 아들인 나이절 니콜슨이 “문학사상 가장 길고 매혹적인 연서”라는 평을 남겼다는 점 등은 이 문제적 작품 안팎의 해석을 더욱 풍부하게 한다.
 
작품의 의미심장한 첫 문장, “그 시절 스타일이 성별을 좀 감추는 데가 있기는 하지만 그의 성별은 의심할 여지가 없으므로”에서부터 짐작할 수 있듯이 《올랜도》는 시종일관 고정된 여성과 남성의 경계를 가로지르며 경쾌하게 질주한다. 아예 대놓고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뀌는 올랜도뿐 아니라, 남자인지 여자인지 파악하기 힘든 중성적인 모습으로 등장해 올랜도에게 좌절과 혼란을 안겨주고 올랜도가 여자가 된 후에도 강렬한 첫사랑의 기억으로 남는 사샤, 남자 시절의 올랜도에게는 여자로 위장해서 접근하고 여자가 된 올랜도에게는 원래의 남자 모습으로 구애하는 해리엇/해리 대공, 남녀의 결혼을 강요받는 빅토리아 시대에 올랜도가 찾은 “여자가 아닌 것이 불가능한” 남편 셸머딘 모두 고정된 성 역할과 성적 정체성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드는 흥미로운 인물들이다. 여기에 더해 울프는 귀족 청년에서 느닷없이 여성으로 변한 올랜도가 여성으로 살며 얻는—멍청한 선원이 돛대에서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발목을 감추고 살아야 한다는 것에서부터, 남자 생각을 하는 한은 누구도 여성이 생각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냉소에 이르기까지—각종 깨달음을 통해 여성을 육체적, 정신적으로 억압하는 현실을 우스꽝스럽게 풍자하고, 실제로는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조상의 영지를 상속받지 못하고 잃어야 했던 비타에게 여성이면서도 영지를 지키는 올랜도의 모습으로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대리만족을 선물한다.

저자소개

지은이: 버지니아 울프


1882년 1월 25일 런던에서, 역사가이자 문예비평가인 레슬리 스티븐과 줄리아 덕워스의 셋째 아이로 태어났다. 열세 살이 되던 1895년 어머니의 죽음으로 심한 충격을 받고, 그해 여름 처음으로 정신이상 증세가 시작되었다. 1904년에는 아버지 레슬리 스티븐이 사망, 예민하고 섬세한 성격의 버지니아는 다시 정신이상 증세에 시달린다. 양친이 모두 사망한 후 형제들과 함께 런던 블룸즈버리로 거처를 옮긴 그녀는, 당시 케임브리지 대학에 재학 중이던 오빠 토비의 친구들로 구성된 ‘한밤중의 모임’ 멤버들과 교우하기 시작한다. 저 유명한 ‘블룸즈버리 그룹’의 모태가 된, 이 젊은 지식인 그룹에는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 전기작가 리턴 스트레이치, 미술평론가 클라이브 벨, 훗날 버지니아의 남편이 되는 레너드 울프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같은 시기 버지니아는 <가디언> 등에 에세이와 논평을 싣기 시작했다. 언니 바네사가 클라이브 벨과 결혼해 독립하고, 오빠 토비가 장티푸스에 걸려 사망하는 일이 있은 후, 버지니아는 레너드 울프의 청혼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한다. 결혼 직후, 버지니아가 수면제 과다 복용으로 자살을 시도하자 레너드는 생계수단 겸 아내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수동식 인쇄기를 구입해 출판사를 차린다. 당시 두 사람이 살던 집의 이름을 딴 ‘호가스 출판사’는 이후 버지니아 울프를 비롯, T. S. 엘리엇, 캐서린 맨스필드 등의 작품을 출간해 명성을 얻는다. 버지니아 울프 역시 <타임스 리터러리 서플먼트> 등에 꾸준히 서평을 기고하고, 1915년 《출항》을 시작으로 《밤과 낮》(1919), 《제이콥의 방》(1922) 등을 연이어 출간, 소설가로도 이름을 알린다. 1925년 발표한 《댈러웨이 부인》은 의식의 흐름 기법을 이용하여 소설 분야에 혁신을 이룬 것으로 평가받았고, 《등대로》(1927), 《올란도》(1928) 역시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또한 여성의 권익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버지니아 울프는 이에 관한 강연 및 집필 활동을 활발히 이어갔다. 특히 케임브리지 대학에서의 강연을 토대로 한 에세이 《자기만의 방》(1929), 소설 《3기니》 등은 지금까지도 페미니즘 운동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대외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불안 증세 역시 악화되었고, 동료 작가 제임스 조이스의 사망 소식과 마지막 작품 《막간》의 탈고 이후 찾아온 우울증으로 괴로워하던 버지니아는, 1941년 3월 28일 우즈 강으로 산책을 나간 후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역자: 권진아


서울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근대 유토피아 픽션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 강의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조지 오웰의 《1984년》 《동물농장》,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해리엇 비처 스토의 《톰 아저씨의 오두막》, 더글러스 애덤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공역) 등이 있다.


목차

저자 서문 / 9
삽화 목록 / 13
올랜도:전기 / 15
찾아보기 / 461
작품 해설 _ 시대적 금기에 도전한 울프의 실험적 전기 / 467
버지니아 울프 연보 / 480

책속으로

자질들끼리도 닮은 것들이 서로를 끌어당기는데, 여기서 전기작가는 이런 서투름이 종종 고독에 대한 사랑과 짝을 이룬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궤짝에 걸려 넘어졌으니 올랜도는 당연히 외진 장소와 광막한 전망을 사랑했고 자신은 영원히, 영원히, 영원히 혼자라고 느끼기를 좋아했다. 그래서 마침내 오랜 침묵 끝에 그는 이 글에서 처음으로 입을 열고 “나는 혼자다”라고 속삭였다. _22쪽
 
아침 식사를 하고 나갈 때는 서른 살의 청년인데 저녁 식사 때 돌아올 때는 적어도 쉰다섯은 되어 보였다고 해도, 이는 전혀 과장이 아닐 것이다. 몇 주 만에 나이에 한 세기가 더해지는가 하면, 또 몇 주가 기껏해야 몇 초밖에 되지 않을 때도 있었다. 요컨대, 인생의 길이를 산정하는 일은 우리의 능력을 넘어선 일이다. _138쪽
 
여기서 그녀가 못 견디겠다는 듯이 발길질을 하는 바람에 종아리가 1, 2인치 정도 살짝 드러났다. 하필 그 순간 돛대 위에 있던 선원이 아래를 내려다봤다가 대경실색한 나머지 발을 헛디뎌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다. ‘분명 부양할 아내와 가족이 있을 정직한 친구가 내 발목을 보고 죽는다면, 자비로운 마음으로 발목을 가려야만 하겠구나.’ 올랜도는 생각했다. _219쪽
 
크누트는 올랜도를 거의 바닥에 쓰러뜨릴 지경으로 정신없이 주인에게 달려들었고, 그림스디치 부인은 무릎을 굽혀 인사를 하는가 싶더니 감정이 복받쳐 헐떡거리며 나리! 아씨! 나리! 아씨!라는 말만 연거푸 해대는 통에 올랜도가 양쪽 뺨에 다정하게 키스해서 달래주어야 했다. _236쪽
 
그녀의 성은 한 종류의 옷들만 입어온 사람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자주 바뀌었기 때문이다. 또한 그녀가 이 방법으로 이중의 수확을 얻은 것도 분명하다. 인생의 즐거움이 늘어났고 경험도 배가되었다. 그녀는 정직한 반바지와 매혹적인 페티코트를 바꿔 입었고 양성의 사랑을 똑같이 즐겼다. _308쪽
 
“당신 남자가 아닌 게 확실해요?” 그는 불안한 기색으로 이렇게 물을 것이고, 그녀는 이렇게 되풀이해서 말할 것이다. “당신이 여자가 아닌 것이 가능한가요?” _359쪽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