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정령인 시시는 토지신인 누나토이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개 정령 이누키치, 고양이 정령 네코야, 토끼 정령 오우사, 조개 정령 하마구리, 참새 정령 스즈메, 뱀 정령 미노스케 등등과 함께 시끌벅적한 하루를 보냅니다. 그러나 토지신 누나토이에게는 걱정이 있었습니다. 술에 취해 자는 사이 사당이 사라지고, 학교 건물이 세워졌기 때문이죠. 이제 사람들은 살기에 바쁜지 공물조차 바치지 않습니다. 정령들이 가장 좋아하는 찹쌀과 멥쌀을 섞어 만든 떡에 팥이나 콩고물을 묻힌 일본식 경단 ‘오하기’도 보기 힘듭니다. 그래도 시시와 토지신, 그리고 정령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하루하루 즐겁게 열두 달을 보냅니다. 1월 1일에는 신년을 맞이하여 축제를 벌이고, 7일에는 일곱 가지 나물을 뜯어 노래에 맞춰 죽을 쑤지요. 2월 입춘 전날에는 콩을 던지며 복을 빌어 봅니다. 이렇게 만물의 조화로운 이치 속에 대지의 기를 받아 한 해를 보내는 시시와 토지신, 그리고 귀여운 정령들. 그들의 이야기가 열세 편의 단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