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적으로 무구하다.
최하층 세계인 숲에, 쓰고 나면 버려지는
일회용 아이로 태어난 요루쿠모.
하지만 재활용되어 부자들의 킬러로 살아 간다.

[줄거리]

 “세계”는 상・중・하로 나뉜다. 풍요롭게 사는 ‘도시’, 가난하게 사는 ‘밭’, 그리고 그 아래, 깊고 어두운 절망의 ‘숲’. ‘밭’에서 싸고 맛있는 인기 음식점, 타카오카 반점을 운영하는 키요코는 어릴 때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와 함께 열심히 살고 있는 밝고 건강한 소녀이다.
어느 날, 키요코는 ‘숲’의 단골손님 나카타에게서 부하직원 코타츠의 식사를 챙겨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코타츠는 ‘숲’에서 일회용으로 사용되기 위해 태어나고 자란 아이. 그는 감정과 통각이 없으며, 읽고 쓰기 등의 지식이 전혀 없는 문맹자로 나카타의 지시에 따라 청부살인을 맡는 킬러 ‘요루쿠모’이다. 키요코와의 만남 뒤 요루쿠모의 “세계”가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하는데….

 

[편집자 의견]

마법사와 인간이 공존하는 판타지 요소를 배제하고, 온전한 인간 사회에서 벌어지는 계층구조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요루쿠모>는 비극과 절망 속에 감춰진 인간 본연의 욕망과 따뜻함, 슬픔을 그리고 있다.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코타츠는 절망의 표본이며, 키요코는 한 줄기 희망을 나타내는 상징일 것이다. ‘밭’과 ‘숲’의 사람들은 상(上)의 세계 ‘도시’로 올라가고 싶은 욕망을 갖으며, ‘도시’ 사람들은 ‘숲’ 사람들을 인간 이하로 취급한다. 그런 삼각형의 피라미드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살인과 배신을 단지 잔인하게만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그속에 슬픔과 사랑의 감정이 잘 배어나도록 두 명의 주인공을 설정하여 작가가 전달하려는 스토리의 절실함을 극대화하고 있다. 신인답지 않게 무게감 있는 스토리와 그림체로 소학관 출판사에서 데뷔하며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기라성 같은 활약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