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국내에도 번역 출간된 <크라이시스 온 인피닛 어스 - 무한 지구의 위기>에서 충격적인 죽음을 맞고 무려 23년 동안 잠들어 있던 플래시 배리 앨런을 DC 유니버스에 화려하게 부활시킨 작품이다. (<크라이시스 온 인피닛 어스> 원작 출간 연도는 1985년이고 <플래시: 리버스> 원작 출간 연도는 2009년이다.) 대의를 위해 목숨 바친 영웅을 되살리는 것은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니다. 살아나는 명분이 어줍거나 살아났어도 현재의 세계에 제대로 녹아들지 못한다면 살리지 않느니만 못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배리 앨런처럼 영향력 있고 인지도 높은 영웅이 대상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이 막중하고 난해한 임무의 무게는 당연히 최고의 작가가 짊어져야 한다. 그 자격을 갖춘 이로 첫손에 꼽히는 인물 제프 존스는 이 작품 <플래시: 리버스>를 통해 자신이 어떤 반열의 작가인지를 우아하고도 가뿐하게 증명했다.

배리 앨런, 플래시. 그의 탄생과 함께 실버 에이지가 시작되었고, 전 우주를 뒤흔든 대위기로부터 현실을 구하고자 목숨을 바쳤을 때 그는 DC 유니버스의 전설이 되었다. 이제 또 하나의 크라이시스가 배리 앨런을 부활시켰지만,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는 그 세상의 환영 인사를 즐길 틈도 없이 무언가가 뒤틀려 있음을 알게 된다. 몇 년 간의 공백을 메운 그의 앞에 놓인 미제 사건은 단 하나, 바로 어머니의 죽음에 얽힌 수수께끼였다. 그러나 그의 귀환을 둘러싼 수수께끼 또한 만만치 않았다. 영웅과 악당을 불문하고 그 어떤 스피드스터도 여분 차원의 에너지장인 스피드 포스에서 벗어나지 못했건만 배리는 어떻게, 그리고 어째서 혼자만 풀려난 것일까? 배리가 다른 스피드스터와 가까워질 때 나타나는 원인 모를 이상 현상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리고 무엇보다, 배리 앨런을 부활시킨 자는 대체 누구이며, 그 목적은 무엇일까?

평단과 독자 모두를 만족시킨 <그린 랜턴: 리버스>를 만들어 낸 제프 존스와 에단 반 스카이버가 다시 한 번 마법의 주문을 외운다. 그들의 손끝에서 DC 유니버스 최강의 스피드스터가 부활하고, 플래시 패밀리는 방전된 에너지를 재충전할 것이다.

※함께 읽으면 좋은 작품:

<크라이시스 온 인피닛 어스 - 무한 지구의 위기>

<플래시포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