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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붙잡고 싶은 이들에게 전하는 예술적 위로

인생에 예술이 필요할 때

  • 판매가 18,000원
  • 책정보 무선 360쪽 152*210mm 2020년 10월 22일
  • ISBN_13 979-11-6579-2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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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그림에서 찾는 인생과 죽음, 예술, 사랑, 치유
 
예술가와 작품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담은 전작 『예술, 상처를 말하다』에 이어 인생, 죽음, 예술, 사랑, 치유 다섯 가지 주제로 작품 속에 담긴 이야기를 꺼내어 우리에게 위로를 전한다.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 속 사이프러스 나무를 통해 묵묵히 여정을 떠나는 순례자를 인생에 비유하고, 클림트의 관능적인 그림에서 오히려 평생 동안 간직하고픈 사랑과 우정을 발견한다. 고야, 르누아르, 조지아 오키프 등 위대한 예술가들의 작품에서 새로운 인생의 길을 찾아 나설 시간이다.

저자소개

지은이: 심상용


1961년에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1989년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 제8대학에서 조형예술학 석사와 박사(D.E.A.), 파리 제1대학에서 미술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은 책으로 『시장미술의 탄생』, 『속도의 예술』, 『천재는 죽었다』, 『현대미술의 욕망과 상실』, 『그림 없는 미술관-대중시대 미술관의 모색과 전망』, 『명화로 보는 인류의 역사』, 『예술, 상처를 말하다』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제9의 예술 만화』가 있다. 현재 서울대학교 조소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리뷰

삶을 붙잡고 싶은 이들을 위해 예술이 건네는 위로 한 스푼
 
“이 책은 악한 세상의 모퉁이들에서 쓰이거나 그려진,
하지만 그런 세상을 바꿀 힘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시와 그림과 조각에 관한 이야기다.”
 
이 책이 만들어지는 동안 전무후무한 일이 일어났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덮치며 누구 할 것 없이 이 새로운 질병 앞에서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누구도 겪지 못했던 일이기에 인간은 무력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코로나19’ 앞에서 모든 것들은 멈춰 섰고, ‘예술’은 끼어들 틈이 없는 듯 보인다. 하지만 다른 사람과 떨어져 시간을 보내는 데 익숙해져야 하는 ‘언택트’ 시대에 우리는 무언가로부터 위로를 얻어야 하고, 그 무언가는 예술일 가능성이 크다.
『인생에 예술이 필요할 때』는 삶을 붙잡고 싶은 이들에게 건네는 위로의 이야기다. 다만 그 위로는 예술을 통한다. 예술이 세상을 바꾼다거나 상처를 낫게 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타인의 고통에 공감함으로써 자신의 고통도 포용할 수 있는 힘을 전해 주기 때문이다. 일례로, ‘가면’과 그 안에 숨어 자신의 본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인간을 그린 벨기에 화가 제임스 앙소르의 이야기를 꺼내며, 자신이 누구인지를 타인에게 증명하려 애쓰는 현대인의 고단함을 위로한다. 가면을 쓴 채 진정한 인생을 마주하지 못하는 앙소르의 그림 속 인물들이 타인의 시선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현대인들과 겹쳐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인간다움의 흔적, 예술
 
『인생에 예술이 필요할 때』를 펼치다 보면 알브레히트 뒤러, 장 뒤뷔페, 빈센트 반 고흐, 카라바조, 폴 고갱, 르누아르, 클림트 등 익숙한 이름들이 눈에 많이 띈다. 이미 수많은 매체를 통해 이들의 이야기를 접해 왔지만, 저자만의 깊이 있는 시선을 통해 만나는 예술가들은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준다.
빈센트 반 고흐는 그의 삶에서 가장 고통스러웠을 순간에 하늘을 향해 솟아오른 사이프러스 나무를 그렸다. 생 레미 정신 병원에 입원해 있는 중에도 곧게 솟은 사이프러스를 그리며 주변의 냉대와 불행한 환경에 굴하지 않았고, 결국 명작을 남길 수 있었다. 비참한 전쟁 중에도 독일의 화가 캐테 콜비츠는 목탄을 무기 삼아 그림으로 세상을 치료했다. 장프랑수아 밀레는 가난 속에서도 자신만의 길을 걸었고, 르누아르는 인상주의 동료 화가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그리기를 멈추지 않았다. 예술가가 마음을 담아 만들어 낸 작품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아무리 긴 시간이 흘러도 바래지 않는 인간성의 원형을 간직한다.
 
『인생에 예술이 필요할 때』는 제목 그대로 우리가 살아가는 데 왜 예술이 필요할까라는 궁금증에서 시작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에서의 만남 대신 온라인에서의 만남이 더 활발해졌고, 미술관이 휴관한 대신 온라인으로 미술관 곳곳을 누빌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환경의 변화는 나를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내가 바라보는 나 자신에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함을 일깨워 주고 있다. 이런 시기에 예술은 다시 사람을 향하고, 상처받은 사람들을 포용하고 그들에게 공감함으로써 인간다움을 되찾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여전히 예술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고,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목차

들어서며
-인생에 예술이 필요할 때
-포스트 팬데믹 시대로 가는 길목에서
 
인생
-뉘른베르크의 이브: 알브레히트 뒤러의 <아담과 이브>
-수녀복을 걸친 돼지: 히로니뮈스 보스의 서사시
-게으른 자들의 천국에서 부지런 떨기: 피터르 브뤼헐의 <게으른 자들의 천국>
-가면 뒤에서 꿈틀대는 것: 제임스 앙소르의 〈그리스도의 브뤼셀 입성〉으로부터
-웃자란 아이들의 놀이터, 세상: 장 뒤뷔페의 <감자 같은 두상>
-숨어 사느니 떠나자!: 에른스트 바를라흐의 <책 읽는 수도원 학생>
-사이프러스, 화가가 사랑한 나무: 빈센트 반 고흐의 <사이프러스 나무>
 
죽음
-애도의 의미: 안드레아 만테냐의 <죽은 예수>
-은총이 필요한 순간: 카라바조의 <성모의 죽음>
-시간 여행자들: 장레옹 제롬의 <폴리케 베르소>
-당당한 임종은 없다!: 폴 고갱의 <우리는 어디서 왔으며, 우리는 누구며,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에 대한 단상
-타인에겐 당길 수 없었던 방아쇠: 에른스트 루트비히 키르히너로부터
-조금 일찍, 광대 짓을 끝낼 때: 베르나르 뷔페의 <죽음> 연작에서
-삶의 포장지가 뜯겨져 나가는 순간: 잭슨 폴록의 죽음으로부터
-멈춰 선 연대기: 데미언 허스트의 <신의 사랑을 위하여>
 
예술
-예술은 자유무역주의자: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브레다의 항복>에서
-시련의 끄트머리에서: 프란시스코 데 고야의 <카를로스 4세와 그의 가족>
-너무 가까워선 안 될 예술과 정치: 귀스타브 쿠르베의 <화가의 작업실>로부터
-혁명과 맞바꿀 수 없는 것: 장프랑수아 밀레의 <씨 뿌리는 사람>
-그렇게 되도록 되어 있는 것: 폴 세잔의 수도자적 은둔
-천재가 아닐 권리: 전위 미술과 살롱 미술을 당당하게 오갔던 화가 피에르오귀스트 르누아르
-우상 파괴Iconoclasm와 신성 모독Blasphemy: 크리스 오필리의 <성모 마리아>
-견뎌 내기, 예술의 정수精髓: 더 남는 장사, 터너 상
 
사랑
-욕조와 식탁 사이의 회화: 피에르 보나르의 앙티미즘
-오후의 볕으로 조율된 세계: 조르주 쇠라의 회화와 색채론
-관능보다 먼 데서 오는 것: 구스타프 클림트로부터
-사랑만으론 채워지지 않는: 에드워드 호퍼와 조의 관계
-사랑은 아프고, 예술은 고독하다: 카미유 클로델의 <사쿤탈라>와 <성숙>
-사랑은 잠시의 점유일 뿐: 조지아 오키프의 예술과 사랑으로부터
-유전자 충동과 사랑: 파블로 피카소의 여성 편력에 관하여
-천국이 기획한 사랑: 제프 쿤스의 <메이드 인 헤븐> 연작에서
 
치유
-치유적 응시: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회화 세계
-혼돈의 시대에 필요한 세 가지 길잡이: 카스파르 다비트 프리드리히의 풍경화
-‘타인은 지옥’이라는 지옥의 포고문: 캐테 콜비츠의 <비통해하는 부모>로부터
-목적의 감각: 닉 파크의 <월레스와 그로밋>으로부터
-“우리 자신의 길을 걷자!”: 시테 크레아시옹 그룹의 도전과 응전
-존재 내면의 아이: 나라 요시토모의 악동惡童 캐릭터로부터
-기쁨을 되찾기: 프랜시스 베이컨의 <고기와 함께 있는 남자>로부터
 
도판 출처

책속으로

예술은 완력이나 무력이 아니라 사랑하고, 포용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 무언가를 새로 만들어 내는, 전혀 다른 근원으로부터 오는 힘이기 때문이다. 이 힘은 인생을 조작하거나 통제하는 권력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이 힘은 군림할 때가 아니라 공감할 때, 선언함으로써가 아니라 표현함으로써 발휘되는 힘이다. _「들어서며」 중에서
 
인간의 운명을 가릴 수 있는 가면은 없다. 파멸로부터 지켜 줄 만큼 두꺼운 가면도 기대할 수 없기는 매한가지다. 죽음이라는 임계점에 이르러서야 이 사실이 확증된다. 가면을 쓰고 사는 인생은 그래서 더욱 서글프고, 그것에 도취된 채 지나는 시간은 더할 나위 없이 안쓰럽다. 그리고 이런 상황을 가장 잘 표현한 그림은 앙소르의 것들 가운데서도 1889년에 그려진 〈그리스도의 브뤼셀 입성〉이다. _「가면 뒤에서 꿈틀대는 것」 중에서
 
우리에게는 인생을 예술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주어져 있다. 과제 수행에 있어 특별한 기술이나 방법 따위는 없다. 모든 인간은 자신의 인생을 걸작으로 만드는 데 필요한 잠재력을 지닌 채 태어나고 성장한다. 그 잠재력이 발현되어 인생을 아름답게 꽃피우도록 하는 것이 예술의 존재적 기능이다. _「시련의 끄트머리에서」 중에서
 
아마도 클림트는 자신이 빠져나올 수 없었거나 빠져나오고 싶지 않았던 중독된 향락과 음탕함의 한가운데서도 끊임없이 진정한 사랑과 우정을 갈망했던 것 같다. 그 자신이 이런 내밀한 바람을 그의 실존에서 충분히 이룰 만큼 의지가 강한 사람이 아니었을지라도 말이다. 하지만 자신조차 구렁에서 빼낼 수 없는 약함이 아니었다면, 인간에 대한 그토록 치밀하고 아름다운 묘사도 가능하지 않았을 터이니 참으로 역설이 아닐 수 없다. _「관능보다 먼 데서 오는 것」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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