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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편의점 인간이 된 남자의 생활 밀착 에세이

매일 갑니다, 편의점

  • 판매가 14,000원
  • 책정보 무선 276쪽 130*190mm 2018년 09월 15일
  • ISBN_13 978-89-527-93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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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편의점 카운터 너머로 '살짝' 넘어오시겠습니까?
매일같이 편의점에 가지만 카운터 너머 사람에 대한 기억은 없다. 통신사 할인 바코드를 보여주고 카드를 내민 것까지는 생생한데 상대의 얼굴만은 백지다. 편의점에 기대하는 건 딱 그 정도의 관계다. 무색무취하고 무례한. 아침밥 대용으로 삼각김밥을 고르거나 급히 생리대를 찾는데 상대가 살갑게 다가오면 그것도 참 곤란하다. 그런데 여기, 손님 관찰과 별명 붙이기가 취미인 편의점 주인이 있다. 아침 6시부터 저녁 8시까지 하루 14시간씩 서서 일하면서 짬짬이 책을 읽고 부지런히 글도 쓴다. 수상하다, 이 남자가! 고백하자면, 출판사는 이 편의점 작가의 원고를 읽자마자 놓칠세라 계약을 서둘렀다. 주인공의 글은 아주 '가볍게' 카운터 너머의 세계로 읽는 이를 데려다 놓았다. 글을 따라 그곳에 서보니 하루 수백 명의 손님을 맞는 근무자의 어려움이 어렴풋이 이해됐고, 걸음을 재촉하는 우리의 하루는 더욱 선명히 보였다.


손님과 주인도 좋지만 사람 대 사람이 더 반갑습니다
일명 ‘사직서’로 불리는 손님은 저녁 무렵 나타나 불콰한 모습으로 컵라면을 사 가는 직장인이다. 두세 개, 많을 때는 예닐곱 개에 달하는 컵라면을 일일이 뜯어 물을 부어 간다. 궁금한 건 못 참는 주인공이 사무실에 정수기가 없느냐 물으니 손님 대답이 압권이다. “내 말이 그 말입니다. 그런데 그놈이 꼭 편의점에서 물을 부어 오라고 시킨단 말입니다. 그게 더 맛있다나요….” 우리는 그놈이 누군지 본능적으로 안다. 라면 셔틀(?)을 당하고 있는 ‘사직서’는 어느 날 진짜 사직서를 품에서 꺼내 보여준다. 사직서를 두고 신세 한탄을 하는 손님과 밖은 지옥이라며 충고를 건네는 편의점 주인. 이런 광경은 주인공의 편의점이 아니면 보기 힘들 거다.
요즘 주인공의 관심 1호는 지효다. 지효만 생각하면 영 일손이 안 잡힌다. 모든 가맹점에서 피자젤리가 사라질 날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효는 어린이집 하원 후 엄마와 편의점에 들러 1일 1피자젤리를 실천하는 단골손님이다.) 편의점은 지효가 이해하기 어려운 질서로 움직이는 세계다. 판매량이 주춤하는 상품은 서바이벌 오디션 참가자처럼 등급이 하향 조정되다 결국엔 방출당하고 만다. 편의점 본사에 전화해 피자젤리를 살려내라 화를 내고, 우리 매장에만이라도 넣어달라 사정해보고 싶지만 그건 능력 밖의 일이다. 편의점 아저씨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꼬마 지효에게 “사실 버거젤리가 더 있다”고 우겨보는 것뿐.


이 책을 읽고 나면 조금 불편해질지도 모릅니다
주인공의 글은 작은 일상과 큰 세상을 동시에 껴안는다. 애써 진열해놓은 줄을 망가뜨리며 아득바득 뒤에 있는 물건을 꺼내 가는 손님을 몰래 욕하거나, 무엇이든 진열해 버릇하는 직업병 때문에 지하철 의자에 나란히 앉은 사람들을 머릿속으로 재배열하는 모습은 실소를 자아낸다. 그러다 최저임금 인상 이슈를 향해 현실적인 문제를 제기하거나 프랜차이즈 본사와 제조사의 관계를 드러내며 생각할 거리를 남기기도 한다. 그가 손에 쥔 이야기의 뜰채가 이렇게나 촘촘한 건 매일매일 관찰과 기록을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편의점에서 하루 종일 쓰고 또 썼다. 매일 아침 6시에 편의점 문을 열어 김밥과 도시락, 샌드위치를 진열하고 나면 출근 피크 시간이 시작되기 전까지 약간의 여유가 생겼다. 물론 이때도 손님은 들어오지만 손님을 맞은 후 자리에 앉고, 다시 손님을 맞은 후 자리에 앉고, 앉았다 일어섰다 요동을 치는 와중에도 글을 써 내려갔다. 도대체 어디에 어떻게 발표할 것이라는 대책도 없이 그저 무작정.” 
편의점 주인의 이토록 성실한 기록을 읽고 나면, 편의점 나들이가 예전보다 조금은 불편해질지 모른다. 뒤에서 물건을 빼려 할 때 괜히 눈치가 보이고, 라면 국물이 덜 튀게 조심히 버리게 되고, 수백 종의 담배를 등지고 있는 근무자가 주문한 담배를 찾을 때까지 재촉하지 않는 마음 씀씀이 같은 것들 말이다. 내가 향하는 편의점에서도 ‘사람 냄새’가 났으면 하고 바라는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한다.

저자소개

지은이: 봉달호


본캐 편의점 점주, 부캐 글 쓰는 작가. 하루 14시간 편의점에서 일하는 틈틈이 영수증 뒷면, 라면 박스 귀퉁이, 휴대폰 메모장에 일상을 기록했다. 이 글들이 《매일 갑니다, 편의점》으로 세상에 나오며 작가라는 직업이 추가되었다. 그 후 반나절은 집에서 글 쓰고, 반나절은 편의점을 지키는 반업 작가의 삶을 아슬아슬 이어가는 중이다. (스스로 편의점을 ‘본진’, 글 쓰는 책상은 ‘멀티’라고 부른다.) 손님과 알바생에게 썰렁한 아재 개그 던지는 몹쓸 버릇은 여전하고, 일본과 대만 편의점을 취재하며 세계로 오지랖을 넓혔다. 국민일보, 아웃스탠딩, 조선일보 등 여러 매체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어느덧 편의점 9년 차 점주가 되었다.
인스타그램 @daro_bong
 


목차

프롤로그/ 제가 바로 그 아저씨입니다
 
1부 겨울
사직서와 투덜이스머프
특급 도둑님
돈의 힘, 돈의 노예
수상한 그녀
[편의점 토막 상식] 얼음컵은 살살 다뤄주세요
수상한 손님 2호
미련하게 쌓아두고도
불량 알바
[편의점 토막 상식] 편의점이라는 ‘발명품’의 탄생
대화가 필요해
직업병
안다니와 오지랖
너는 나의 에너지
 
2부 봄
당신의 편
자~알 놀아라
8과 48 사이
생리대 고르는 남자
니 아버지는 한라산인디?
[편의점 토막 상식] 편의점 하면 얼마나 벌어?
암기 사항
버리는 인간
폐기의 비밀
노오란 열광
1+1의 차가운 비밀
미끼를 던지다
 
3부 여름
오후 5시, 소낙비
[편의점 토막 상식] 요일별로 잘 팔리는 상품이 있어요
짚신 장수, 우산 장수
삼진 아웃을 배상하라
여긴 왜 이렇게 비싸!
공동의 적
견해차 혹은 입장 차
마음까지 페이스업
[편의점 토막 상식] 1+1의 또 다른 비밀
좋은 오해
웰컴 투 헬 편의점
진짜가 되려거든
너도 북어지?
 
4부 가을
책 읽는 풍경의 편의점
제대로 살고 있는가
은근히 독해
[편의점 토막 상식] 팔고 싶어도 팔 수 없는 그것
주화파와 척화파 - 나의 메이저 전향기 1
내가 당신을 위해 - 나의 메이저 전향기 2
외롭고 괴로울 때면 생각했어요- 나의 메이저 전향기 3
다시 월급쟁이가 되다
서 있는 곳이 다르면
정답은 없다
살짝, 망가져도 돼
1월은 길고 2월은 짧다
 
에필로그/ 오늘도 쓴다

책속으로

연관 지어 진열하는 버릇은 점점 '병'의 수준이 된다. 삼각김밥을 진열하는 데에도 나름의 규칙을 만든다. 일단 크기별로 나누어놓고, 매운맛과 순한 맛을 끼리끼리 모아둔다. 참치와 대게딱지장, 명란마요는 바다를 연상시키니 한데 모아놓고, 제육볶음, 전주비빔, 닭갈비볶음은 또 그들끼리 모아두는 식이다. (p.71)
 
매장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그게 손님 탓인지 우리 탓인지 따지지 않고, 어쨌든 “화가 많이 나셨겠네요”라거나 “걱정이 많이 되시겠습니다” 혹은 “어디 다친 데는 없으신가요”라고 운을 떼는 것으로 대화를 시작한다. 이건 동감이 아니라 공감의 메시지다. 동감은 상대의 견해와 입장에 대한 동의와 찬성을 전제로 하지만 공감은 그와 상관없이 상대의 감정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일이다. (p.89)
 
이제는 폐기가 발생하지 않고 물건이 똑 떨어지면 불안하고 초조해지기까지 한다. 집에 가기 전 삼각김밥이나 햄버거 몇 개 정도는 버리고 가야 직성이 풀린다. 무릇 ‘편의점 인간’이 되어가는 중이다. 버리는 인간, 폐기하는 인간. 그것이 편의점 인간이 본성이다. 씁쓸하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p.127)
 
그들 중엔 ‘콜’을 기다리는 대리운전 기사들이 많았다. 아득바득 열심히 살아가시는 분들이니 마치 내 형이나 아우를 대하듯 따뜻한 마음으로 “편의점에 들어와서 기다리세요”라고 자리를 내주면 좋겠지만, 장사를 하다 보면 우리가 간직하고 있는 인정과 배려심마저 거둬 가는 냉혹한 무엇이 생겨나게 마련이다. (p.201)
 
프랜차이즈 편의점은 카드 결제액이 점주 개인 통장이 아니라 본사 통장으로 들어간다. 어디 그뿐인가. 손님이 편의점에서 현금으로 결제한 금액도 바로 그날, 지체 없이, 본사 통장에 입금해야 한다. 이를 일송금이라 부른다. 일송금이 며칠 밀리기라도 할라치면 본사에서 득달같이 전화가 온다. 분명 내가 번 돈인데 누군가의 통장으로 매일같이 부쳐야 한다니, 왠지 모르게 기분이 ‘거시기’ 하다. (p.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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