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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터 너머에서 배운 단짠단짠 인생의 맛

오늘도 지킵니다, 편의점

  • 판매가 14,000원
  • 책정보 무선 284쪽 130*190mm 2021년 06월 15일
  • ISBN_13 979-11-6579-5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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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매일 갑니다, 편의점》이후 3년 만의 신작
본캐 점주, 부캐 작가가 기록한 매일의 풍경과 다짐
“오늘도 편의점에 기대어 살고 있습니다”
 
땀 냄새 물씬 나는 직업 에세이로 큰 사랑을 받은《매일 갑니다, 편의점》출간 후 3년. 점주 달호 씨는 오늘도 편의점으로 출근한다. 달라진 게 있다면 오전에는 글 쓰고 오후부터 편의점을 돌본다는 점. 집요한 관찰력과 따뜻한 오지랖이 만들어내는 손님과의 케미는 여전하고, 쏟아지는 신제품을 뜯고 맛보고 분석하느라 분주하다. 그렇게 제법 평온하게 흘러가던 일상이 코로나로 인해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편의점이 입점한 빌딩에서 확진자가 나올 때마다 관리 사무소는 폐쇄 조치를 취하니, 지하에 붙은 편의점도 별수 없이 문을 닫을 수밖에. 강제 휴업 소식이 날아들 때마다 달호 씨의 마음은 무너져 내리고, 폐기 수순을 밟는 삼각김밥, 도시락, 샌드위치, 우유는 쌓여만 간다.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지옥문이 열렸다. 달호 씨는 과연 편의점을 지킬 수 있을 것인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우당탕탕 리얼 편의점 라이프! 

저자소개

지은이: 봉달호


본캐 편의점 점주, 부캐 글 쓰는 작가. 하루 14시간 편의점에서 일하는 틈틈이 영수증 뒷면, 라면 박스 귀퉁이, 휴대폰 메모장에 일상을 기록했다. 이 글들이 《매일 갑니다, 편의점》으로 세상에 나오며 작가라는 직업이 추가되었다. 그 후 반나절은 집에서 글 쓰고, 반나절은 편의점을 지키는 반업 작가의 삶을 아슬아슬 이어가는 중이다. (스스로 편의점을 ‘본진’, 글 쓰는 책상은 ‘멀티’라고 부른다.) 손님과 알바생에게 썰렁한 아재 개그 던지는 몹쓸 버릇은 여전하고, 일본과 대만 편의점을 취재하며 세계로 오지랖을 넓혔다. 국민일보, 아웃스탠딩, 조선일보 등 여러 매체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어느덧 편의점 9년 차 점주가 되었다.
인스타그램 @daro_bong
 


그린이: 유총총


오래도록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리고 싶은 일러스트레이터. 그림 에세이 《(그렇다면> 좋은 하루를 만날 거야》를 출간했고, 인스타그램에서 ‘총총이네 그림일기’를 연재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yuchongchong_


리뷰

일상은 어떻게 글이 되는가?
반 작가 반 점주의 아슬아슬한 나날
손님들이 썰물처럼 빠지고 편의점에도 잠시 여유가 찾아오면, 달호 씨는 영수증 뒷면, 박스 귀퉁이, 휴대폰 메모장 가릴 것 없이 부지런히 하루를 기록했다. 이 꾸준하고도 생생한 글들이 쌓여 첫 에세이《매일 갑니다, 편의점》이 세상에 나왔다. 무색무취한 공간으로 여겨지던 편의점이라는 ‘공간’을 다양한 관계와 이야기가 살아 움직이는 ‘세계’로 확장시킨 그의 책은 출간 즉시 큰 주목을 받았다. 다독가로 유명한 하지현 정신과 전문의는 “일본에《편의점 인간》이 있다면 한국에는《매일 갑니다, 편의점》이 있다”는 리뷰를 남겼고, 신문과 잡지를 비롯한 여러 매체에서 이 평범한 아저씨를 찾기 시작했다. 일상이 글이 되고, 다시 책이 되는 기적 같은 순간은 어느새 3년 전 일이 되었다. 달호 씨는 여전히 편의점 글을 쓴다. 다만, 이제는 계산대나 시식대가 아닌 어엿한 책상에 자리를 잡는다. 새벽부터 낮까지 글 쓰고, 오후에는 편의점으로 출근하는, 반(半)작가 반(半)점주의 삶을 ‘아슬아슬’ 이어가는 중이다.
 
1+1의 기쁨이 여기에 있다!
파는 만큼 보이는, 편의점이라는 무한한 세계
편의점은 ‘21세기 만물상’이라 불릴 정도로 수많은 상품이 자리하고, 다양한 필요에 따라 각양각색의 손님이 드나드는 곳이다. 모든 편의점이 이러할 텐데 유독 달호 씨네 편의점에 에피소드가 넘쳐나는 이유는 뭘까? 손님 한 명, 상품 하나도 허투루 보지 않는 호기심과 따뜻한 오지랖 때문은 아닐까. 하원 후 등장한 어린이 손님들이 용돈에 넘치는 간식을 들고 오자 “다른 거 골라 와!” 하고 바로 돌려세우는 대신 덧셈 뺄셈 알려주고(이 역할은 직원 정욱 씨가 한 수 위), 간식으로 적당하지 않은 상품을 골라 오면 장사치의 마음은 잠시 넣어두고 고개 젓는 장면에선 절로 미소가 핀다. 기록적인 폭염으로 우유 수급에 비상이 걸리자, 여름엔 우유가 부족하고 겨울엔 넘쳐나는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젖소의 품종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집요함을 따라가다 보면 읽는 이도 의외의 정보를 득템(?)할 수 있다(해외에서 건너온 홀스타인 품종은 더위에 취약해 여름엔 원유 산출량이 줄어든다. 고로 1+1, 2+1 같은 우유 증정 행사는 겨울에 자주 붙는다).
 
저는 ‘지키기’로 했습니다
흔들리는 세상에서 오늘도 성실하게
달호 씨가 그리는 편의점 풍경은 우리에게 온기와 웃음을 전한다. 하지만 그가 마주하는 현실 역시 호락호락하지만은 않다. 오죽했으면 에필로그에서 “《매일 갑니다, 편의점》이 땀으로 쓴 책이라면 이 책은 눈물로 썼다”고 고백했을까. 언론에서는 편의점을 코로나 수혜 업종으로 소개했으나 상권에 따라 명암은 극명히 갈렸다. 오피스 빌딩 지하에 입점한 달호 씨네 편의점은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았다. 입주사들이 재택근무 비율을 늘리면 그만큼 매출이 빠졌고, 빌딩에서 확진자가 나올 때마다 관리 사무소는 폐쇄 조치를 단행했다. (불시에 편의점이 강제 휴업하는 날이 얼마나 잦은지 출판사 미팅 날에도 비보가 닥쳤다.)폐기 음식은 속절없이 쌓여가고 임대료와 인건비는 무섭게 빠져나가는 상황. 출로는 분명했다. 직원들을 모두 내보내고 편의점에만 매달리는 것. 그러나, 그는 ‘지키기’로 했다. 지금의 일상을, 사람들과의 약속을, 작가라는 꿈을. 매일의 다짐으로 눌러쓴 책《오늘도 지킵니다, 편의점》이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모든 이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어주길 바란다.
 
“편의점을 운영하며 내내 ‘지키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코로나로 흔들리는 요즘은 더욱 그렇다.
내가 가진 무엇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것도 지키는 일이다.
다짐한 약속을 깨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도 지키는 일이며,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어야 할 곳에 있는 것도 과연 지키는 일,
평소와 같은 오늘을 이어가는 일상 자체가 지키는 삶이다.”

목차

프롤로그 지키는 삶에 대하여
 
1부 하루, 지킴
편의점 수학 선생님
채송화-민들레 커플링 사건
언제 봐도 정직한 얼굴
돌아오라, 편의점의 탕자여
냉정과 열정 사이
스승님 만세!
준오와 하담
저를 모르시나요?
 
2부 비밀, 지킴
나의 크로아티아!
냉장고는 왜 거기 있을까?
편의점 머피의 법칙
초코초코 찌찌뽕!
경험하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오늘 캘리포니아 날씨 어때?
진짜인가 가짜인가
젖소야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백목련처럼 진달래처럼
 
3부 우리, 지킴
어느 낯선 세상의 서막
지옥을 겪어봐야 지옥을 안다
네 전화에 내 심장이 쿵쾅거려
끼끗한 것들이 시들어간다
군고구마가 뒤집은 운명
국밥집 될 뻔한 편의점
축하합니다, 음성입니다
따뜻한 바이러스
변한 것, 그대로인 것
 
4부 내일, 지킴
후반전 1라운드의 하루
무인으로 가는 머나먼 길
쉬운 일이 어딨을까
환불원정대
사라진 이름들
기본은 지켜야지
원고료와 시급을 물으신다면
그렇게 우리는 살아간다
 
에필로그 모든 길을 달린다  

책속으로

열세 번째일까, 열네 번째일까, 아니 스무 번쯤 되지 않았을까. 이젠 세는 것도 포기했다. 우리 편의점이 오늘 또 문을 닫았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여 건물이 전면 폐쇄됐다. 어미 캥커루가 뛰어가면 배 속 아기 캥거루도 딸려 가는 법. 건물 지하에 위치한 우리 편의점도 어리둥절 강제 휴업에 들어가게 되었다. 이번이 벌써 몇 번째인가. (4쪽)
 
손님을 위해 준비한 도시락, 삼각김밥, 샌드위치류를 모두 버리고 적막한 편의점 창고 안에 들어와 쫓기듯 이 글을 쓴다. 고요히 내려앉은 어둠 속에 윙-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만 요란히 울린다. 늦어도 한 시간 안에 나도 이 건물에서 빠져나가야 한다. 마스크를 올려 쓰고 숨을 가쁘게 내쉰다. 버틸 수 있을 것인가. 지킬 수 있을 것인가. (5쪽)
 
손님이 다양한 만큼 알바도 다양하다. 다양한 문제를 풀어봐야 시험을 잘 치르는 것처럼 사람도 다양한 유형을 겪고 복작여봐야 생각의 두께가 두터워지는 것일까. 우리는 매일 그런 시험을 치르며 살아가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것이 기말고사인지 중간고사인지 쪽지시험인지는 모르겠지만 매번 나름의 시험에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하루하루, 인간관계의 오답 노트와 기출 문제를 쌓아나가는 중이다. (65~66쪽)
 
편의점 점주에게도 머피의 법칙이 있다. 제1법칙, 완판(完販)회피의 법칙. 도시락, 삼각김밥, 햄버거, 샌드위치 같은 프레시푸드를 모두 팔아버리는 걸 우리는 ‘완판’이라 부른다. 발주량에 딱 맞게 완판하는 ‘운수 좋은 날’이 있고, 팔리지 않아 아까운 음식을 왕창 버리게 되는 ‘폐기 지옥의 날’이 있으며, 손님은 계속 밀려드는데 너무 빨리 완판되어 손님들이 발길을 돌리는 안타까운 사태가 벌어지기도 한다. ‘완판’의 날은 있어도, ‘완벽’의 날은 드물다. (93~94쪽)
 
학교 앞 편의점 점주는 운동회가 언젠지 졸업식이 언젠지 그 학교 선생님들보다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심지어 학교 급식 메뉴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인기 없는 반찬이 나오는 날, 아이들이 편의점으로 몰려오니까. (107쪽)
 
우유는 좀 독특한 상품이다. 맨날 먹는 우유에 무슨 특이함이 있을까 싶겠지만, 여름엔 없어 못 팔고 겨울엔 남아돌아 걱정인 상품이 우유다. 필요할 때는 부족하고, 그다지 필요 없을 때는 넘쳐나는, 꽤 삐딱선을 타는 녀석이다. 대체 왜 그럴까? 한마디로 이유를 말하자면,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수천수만 가지 상품 가운데 ‘오롯이 한 생명체의 힘만으로’ 만들어지는 유일한 상품이 우유이기 때문이다. (127쪽)
 
예전에는 임대료를 낼 수 없을 정도로 장사가 안된다는 편의점 점주들의 사연을 들을 때마다 의아하게 생각했다. ‘도대체 얼마나 장사가 안되길래 그러지?’ 어떤 점주가 알바생 인건비마저 주지 못해 쩔쩔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 그랬다. ‘점주가 더 열심히 하면 되는 거잖아.’ 지금 내가 그런 상황을 겪는 중이다. 사람이란 존재는 지옥을 경험해봐야 지옥을 안다. (159쪽)
 
특별히 빛나지 않으면서 어디든 있는 ‘편의점 같은 글’을 쓰고 싶다는 것이 내가 가진 소박한 목표다. (221~222쪽)
 
우리나라 편의점 프랜차이즈는 기존 구멍가게와 슈퍼마켓을 흡수하고 잠식하는 방향으로 성장했다. 그 결과, 골목 구석구석 있던 작은 가게를 저마다 상대하던 담배 회사, 음료 회사, 제과 업체들의 수고가 덜어졌다. 이젠 편의점 프랜차이즈 본사가 그런 회사들을 ‘회사 대 회사’로 상대하면 된다. 지역마다 있던 도매상이니 대리점이니 영업소니 하는 중간 상인들도 모두 ‘옛날 용어’가 되었다. 내가 우유를 떼어 오던 보급소 정 사장, 매월 과자 가격을 흥정하며 싸웠던 영업소 박 소장, 과일을 배달하던 현우 씨… 역시 만날 일이 없어졌다. 모두 휴대폰 속 이름으로만 남아 있다. (254~2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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