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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니까 잘 부탁합니다

  • 판매가 15,000원
  • 책정보 무선 272쪽 128*188mm 2021년 08월 17일
  • ISBN_13 979-11-6579-6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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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19만 명을 울린 감동 실화!
치매를 맞닥뜨린 노부부와 딸이 그려낸
애쓰고, 의지하며, 안도하는 결속의 시간
 
다큐멘터리 영상 감독으로 활약 중인 저자 노부토모 나오코에겐 20년 가까이 이어온 오래된 습관이 있다. 본가에 내려갈 때마다 카메라를 켜고 부모의 평범한 일상을 찍는 일. 그러나 2014년 엄마의 치매 진단을 계기로 세 사람의 앞날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부모는 딸의 미래를 위해 귀향 제안을 한사코 막으며 둘만의 생활을 고집하고, 저자는 결국 도쿄에 머문 채 장거리 간병을 시작한다. 엄마의 이변 앞에 카메라를 내려놓은 것도 잠시, “내가 이상해져서 안 찍니?”라는 엄마의 질문에 각성한 저자는 다시 카메라를 들게 된다. 치매와 무관했던 시절부터 치매와 함께 살아가는 부부의 현재를 고스란히 담은 홈비디오가 우연한 계기로 TV 방송을 타며 큰 반향을 일으켰고, 연이어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되어 19만 명이 넘는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 카메라 너머에 있던 딸의 내밀한 고백과 영화에 넣지 못한 에피소드를 더한 작품이 에세이 《치매니까 잘 부탁합니다》이다. 치매 전후로 질병 당사자, 가족,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생활이 어떻게 바뀌게 되는지를 여과 없이 보여주는 이 책은 우리에게 조용한 가르침을 전한다. 한 사람의 인생이 질병만으로 정의되거나 기억될 수 없다는 것, 우리는 모두 언젠가 늙고 약해지며 결국 서로에게 의존해야 하는 연결된 존재라는 것, 마지막으로 간병은 일방향의 희생이 아닌 상호 돌봄이라는 점이다. 

저자소개

지은이: 노부토모 나오코


1961년 출생으로 도쿄대 문학부 졸업 후 모리나가제과에 입사했다. 유명 식품 회사들을 겨냥한 연쇄 협박 테러인 ‘글리코 모리나가 사건’ 당시 광고부 사원으로 취재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영상 제작에 흥미를 느껴 제작 프로덕션으로 이직했다. 현재는 프리랜서 영상 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주로 후지TV에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일이 나의 연인’이라 공언하며 독신 생활을 보내는 그녀는 2005년 자궁근종으로 자궁 적출 수술을 받았고, 2006년 인도 여행 중 열차 사고로 중상, 2007년 유방암 투병 등 파란만장한 인생을 보내왔다. 자신의 유방암 투병기를 셀프 다큐멘터리 <가슴과 도쿄타워: 나의 유방암 일기>로 제작해 방영하기도 했다.


역자: 최윤영


자신이 전하는 글이 봄날의 온기처럼 독자들에게 다가가기를 바라며 일본 서적을 우리말로 옮기는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하나와 미소시루》 《여리고 조금은 서툰 당신에게》 《패밀리 집시》 《남자의 도가니》 《인도에서 만난 길 위의 철학자들》 《먹는 즐거움은 포기할 수 없어!》 《혼자가 되었지만 잘 살아보겠습니다》 《나만의 기본》 《좋은 감각은 필요합니다》 등이 있다.


리뷰

치매 진단을 받은 85세 엄마
아내의 속옷을 손수 빨기 시작한 93세 아버지
영상 감독이자 딸이 기록한 노부부의 애틋한 나날
 
늙어가는 부모가 가장 두려워하는 병은 ‘치매’일 겁니다. 자식에게 부담을, 그것도 끝을 알 수 없는 부담을 지게 하는 건 어떤 부모든 피하고 싶어 할 테니까요. 이 책의 저자 노부토모 나오코의 어머니 역시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노인’이 되고 싶다던 사람. 완벽한 주부이자 자랑스러운 어머니였던 그녀는 딸에게 뜻밖의 새해 인사를 전합니다.
“올해는 치매니까 잘 부탁합니다.”
 
대학 진학을 위해 고향을 떠나 도쿄에서 혼자 산 지 40년. 프리랜서 영상 감독으로 일하는 딸에겐 이미 딸의 생활이 있습니다. 치열한 방송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유방암 투병 중에도 애써 지켜온 커리어. 하지만 간병을 부탁할 형제자매도 없는 상황…. 고향으로 돌아오려던 그녀를 막아선 건 구순을 넘긴 아버지였습니다.
“네 엄마는 내가 돌보마. 너는 네 일을 해라.”
 
도쿄와 고향 히로시마 구레시를 오가는 딸의 원거리 간병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집안일이라고는 해본 적 없던 아버지가 엄마의 브래지어를 손수 개키고, 반짇고리를 꺼내 이불잇을 갑니다. 아내의 돌봄을 받아오던 아버지가 아내를 돌봄으로 지탱하게 된, 뒤바뀐 나날들. 기억이 깜빡이는 엄마와 귀가 어두운 아버지의 대화는 어긋나기 일쑤지만, 60년 세월을 함께 보낸 부부의 신뢰로 빈틈을 메워갑니다.
 
엄마가 치매 진단을 받고, 연로한 아버지가 간병에 뛰어들고, 외부의 도움을 거부하던 노부부가 사회와 다시 연결되는 일련의 상황들이 시간순으로 전개되는 이 에세이는, 우리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노화와 질병의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한편, 가족과 돌봄의 의미를 새롭게 일깨워줍니다. 바다 건너 작은 도시에서 전해진 나오코 가족의 이야기가, 정답이 없는 간병의 세계에 막 들어선 이들에게 작은 위안이 되어주길 바랍니다. 

목차

들어가며
 
1화 엄마가 치매에 걸린 것 같다
2화 “내가 이상해져서 안 찍니?”
3화 내가 돌아가는 게 좋을까
4화 “사기단 명부에 어머님 성함이 올라 있어서요”
5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노인이 되고 싶다”
6화 “내게도 사나이의 미학이란 게 있다”
7화 “너는 네 일을 하면 된다”
8화 “대체 왜, 이렇게 중요한 날에. 모처럼 네가 왔는데”
9화 “이 노부부는 누구세요?”
10화 “네 일이니 우리는 뭐든 협력하마”
11화 “이건 가슴에 차는 것”
12화 “카메라맨인지 뭔지 모르겠다만 모르는 녀석을 이 집에 들이지 마라”
13화 “저희에게 연결만 해주시면 그다음은 어떻게 해서든 들어갈게요”
14화 “간병은 전문가와 공유하세요”
15화 엄마의 치매는 신이 베푼 친절일지도 모른다
16화 “당신은 감사하는 마음도 잊은 게야?”
 
후기를 대신해- 엄마와 아버지의 현재
옮긴이의 말
 

책속으로

비록 우연이었으나 부모의 젊고 기운찬 시절을 찍어두길 정말 잘했다. 두 사람이 활기차게 움직이는 과거 영상과 허리가 굽은 지금의 영상을 비교하여 보면 ‘사람이 늙어가는 것’의 잔인함과, 반대로 ‘나이를 먹어가는 것’의 풍요로움, 이 양가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 (38쪽)
 
집에 오니 아버지가 커피를 내려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검사받느라 고생한 엄마를 위한 아버지 나름의 위로였을 테다. 나는 엄마가 코트를 넣으러 방으로 들어간 순간을 노려 아버지에게 알렸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래요.”
검사 결과지를 건네자 아버지는 잠시 읽더니 납득한 모양인지,
“역시.”
한마디. 그 말에 엄마가 되돌아와 농담하듯 말했다.
“아유 정말이지, 치매 아닌데 죄다 치매라고 하잖아요.” (50쪽)
 
아버지의 말도 이해는 된다. 부부 둘이서 서로를 지탱해가며 천천히 시들어가는 것, 그건 그것대로 하나의 미학일지 모른다. 아버지도 엄마도 서로를 신뢰하는 둘만의 생활이 정신적으로는 충만해 보여서, 이대로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둘이서 사이좋게 영원히 시들어버리고 싶다고 한다면 그것을 말릴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그러나 그게 영화나 소설이라면 아름답겠지만 현실이라면? 이웃들은 그런 우리 집을 어떻게 생각할까? (104쪽)
 
카메라를 들고 자세를 취하면 자연스레 ‘객관적’인 시점을 취하게 된다. 그러면 딸의 시선으로 볼 때는 ‘비참하다’고밖에 느껴지지 않았던 일이 의외로 다르게 다가왔다. ‘치매 할머니와 귀먹은 할아버지의 맞물리지 않는 어긋난 대화’에는 적당히 우스꽝스러운 맛도 있다. 나는 부모의 모습을 보며 점차 ‘왠지 모르게 이 두 사람 훈훈하다. 좋은 캐릭터구나. 사랑스럽다’고 느끼게 되었다. (146쪽)
 
빨래뿐 아니라 다 마르면 개는 것도 아버지의 일이다. 엄마의 브래지어를 “이건 가슴에 차는 것” “이건 팬티” 하면서 개고 있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피식 웃고 말았다. 엄마의 속옷을 개는 아버지를 촬영하고 있는데 엄마가 옆에서 필사적으로 변명했다. “처음이다, 네 아버지 이러는 거. 여태 한 번도 안 했는데.” 그러나 아무리 봐도 처음 하는 사람의 손놀림이 아니다. (149쪽)
 
치매 전문의 이마이 유키미치 선생님에게 “가족은 그 사람을 사랑해주는 것이 제일의 일”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지금까지 얼버무리며 피해왔던 내 마음을 제대로 마주해야만 하는 때가 왔음을 직감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는 지금 진정으로 엄마를 사랑하고 있나? (228쪽)
 
아버지는 매뉴얼과는 관계없이 자신의 신념으로 엄마와 정면 승부를 보았다. 그리고 잘못한 일은 잘못했다고 확실하게 말했다. 치매에 걸렸다고 해서 엄마라는 사람을 포기하지 않는다. 아버지는 엄마를 내버려두지 않는 것이다. 나는 내 치사함을 나무라는 것 같아 패배감마저 느꼈다. 내게 그 정도의 각오는 없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247~248쪽)
 
“나오코 씨, 저는 엄마를 간병하다 떠나보내고서 생각했어요. ‘간병은 부모가 목숨 걸고 해주는 마지막 육아’라고요.” 이 말을 부모가 건재한 동안에 알게 되어 다행이었다. 나는 진정으로 생각했다. 엄마는 지금, 자신의 전부를 걸고서 자식인 내가 인간으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도록 마지막 육아를 해주고 있구나. (253쪽)
 
엄마에게 아버지는 변함없이 계속해서 말을 건다. “우리 얼른 집에 가세. 기다리고 있잖소.” 아버지는 정말로 엄마가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나는 아버지의 속마음이 궁금하지만 무서워서 묻지 못한다. 아무래도 아버지는 아직 희망을 품고 있는 것 같다. 엄마가 다시 집으로 돌아와 아버지가 내린 커피를 둘이서 마실 수 있는 날이 오리라는 희망을. (2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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