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검색


아이는 얼마나 중요한가

  • 판매가 22,000원
  • 책정보 무선 380쪽 140*220mm 2022년 05월 30일
  • ISBN_13 979-11-6579-979-3

  • 도서유통상태
  • 정상유통
  •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이메일
  • 크게보기

  • 책 소개
  • 저자소개
  • 리뷰
  • 목차
  • 책 속으로
  • 추천평
  • 보도자료

책소개

과학기술여성연구그룹 공동 설립자 임소연 교수, 하미나 작가 추천
 
공대 아름이가 많아진다고 이들이 교수가 될 수 있을까?
‘결혼’을 포기하지 않고도, ‘아이’를 희생하지 않고도
 
데이터로 입증한 학계 내 차별과 이를 타개할 해법을 제시한
‘DO BABIES MATTER’ 연구과제 10년의 결정체!
 
《아이는 얼마나 중요한가》는 결혼과 출산으로 대표되는 가족 구성이 여성 연구자의 교수 임용, 승진, 임금 등 커리어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는 책이다. 미국에서 10여 년에 걸쳐 수행된 연구과제 결과를 담았으며, 대규모의 양적 데이터와 질적 데이터에 근거해 정교한 분석이 일목요연하게 펼쳐진다. 고학력 여성조차도 피할 수 없는 차별적 현실을 커리어 단계마다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하는 데서 나아가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정책까지 제안한다. 아이를 키우며 해외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활동 중인 안희경 식물학자의 번역, 교육정책과 젠더이슈 전문가로서 미국 학계와 대응되는 국내 학계의 최신 현황을 각주로 촘촘히 채운 신하영 교수의 감수, 과학기술여성연구그룹 공동 설립자인 임소연 교수와 하미나 작가의 추천이 모여, 국내외 학계의 성평등 실태와 대안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책으로 재탄생했다. 

저자소개

지은이: 마크 굴든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에서 교원의 생애주기를 연구한다. ‘아이는 얼마나 중요한가(DO BABIES MATTER?)’ 프로젝트와 UC 교원 가족친화계획 수립에 참여했으며, 2005년 웹사이트 ‘고등교육연보(Chronicle of Higher Education)’에서 고등교육의 방향을 이끄는 차세대 사상가로 선정되었다. 현재 캘리포니아대학교 교직원 평등복지팀의 데이터 분석 이사를 맡고 있다. 


지은이: 니컬러스 H. 울핑거


유타대학교 가족소비자학과 교수이자 동 대학 사회학과 겸임교수이다. 《이혼 사이클의 이해(Understanding the Divorce Cycle)》를 썼고, 《위기 가정과 결혼 어젠다(Fragile Families and the Marriage Agenda)》를 공동으로 엮었다.


지은이: 메리 앤 메이슨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캠퍼스 법학대학원 교수이자, 얼 워런(Earl Warren)법과 사회정책 연구소 교직원 공동 이사로 재직했으며, 2000년부터 2007년까지 UC 버클리 캠퍼스의 첫 여성 대학원 학장으로 활동했다. 이 기간 동안, 대학원생 구성원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힘썼고, 학생 부모의 평등을 위해 노력했으며, 모든 교직원이 일-가정 균형을 이루도록 선구적인 시도를 했다. 저서로 《전문직 어머니들(Mothers on the Fast Track)》 등이 있다.


역자: 안희경


식물학자. 연세대학교에서 시스템생물학을 공부했다. 동 대학원에서 식물의 생장에 단백질 접힘 현상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8년부터 영국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하는 중이며, 식물이 세포 안으로 들어온 병원균 신호를 인식하고 그에 저항성을 띠는 원리를 연구하고 있다. 큰 틀에서 식물세포가 스스로를 유지하면서도 다양하고 급변하는 환경에 반응하는 방법에 관심이 많다. 2017년부터 네이버 블로그 ‘초록으로 본 세상’을 운영하고 있다. 식물에 관한 최신 연구 결과와 식물이 살아가는 방법 등을 다룬다. 또한 2019년부터는 사회적경제미디어 이로운넷에 동료 재외 한인 여성 과학자들과 함께 ‘과학 하는 여자들의 글로벌 이야기’라는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그리고 과학 교양서 《식물이라는 우주》를 썼다. 현재, 남편, 딸과 함께 영국 노리치에 살고 있다.


리뷰

“불행히도, 아이 낳기 좋은 시기는 없다.”
10년의 대단위 연구과제가 도출한 하나의 결론
대학원생부터 교수까지 여성 연구자가 처한 현실을 방대한 데이터로 규명하고, 나아가 구조적 차별을 제거하기 위한 해법을 제안하는 저작이 《아이는 얼마나 중요한가》(원제: DO BABIES MATTER?)이다. 미국 전국 단위에서 격년마다 시행되는 박사학위 소지자 조사(Survey of Doctorate Recipients, SDR)와 캘리포니아대학교 9개 캠퍼스에서 실시한 설문조사를, 10여 년에 걸쳐 치밀하게 분석하여 반박 불가한 결과를 도출해낸 연구과제가 이 책의 근간이다. 저자들은 학계 성평등을 측정하는 척도로 첫째, 학계에서 여성이 대표되는 방식(양적 성평등)과 둘째, 교수가 된 여성들이 꾸린 가족의 특성(질적 성평등)을 꼽는다. 그리고 두 척도 모두에서 성별 간 심각한 불균형을 발견한다. 우선, 과거보다 더 많은 여성이 대학원에 진학하고 박사학위를 받지만 교수로 채용되는 여성의 수는 이를 반영하지 못한다. 못지않게 중요한 사실은, 교수가 된 여성은 ‘남성 동료들처럼 결혼하거나 자녀가 있을 가능성이 훨씬 낮다’는 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결혼과 출산으로 대표되는 ‘가족 구성’은 여성 연구자의 커리어를 가로막는다. 특히, 어린 자녀(0~5세)의 존재는 이공계 여성 연구자의 커리어 향방에 결정적이고 장기적인 영향을 미친다.
 
왜 부성이 아닌 ‘모성’만이
젊은 연구자의 앞날을 가로막는 표식으로 여겨지는가
가족 구성에 관한 고민은 대학원 시기부터 시작된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박사 과정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53쪽)는, 아이를 낳지 않거나 가질 계획이 불분명한 이유로 ‘지도교수나 동료가 자신의 연구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을까 봐’를 선택한 여성이 남성에 비해 2~3배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국의 현실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2019년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와 사단법인변화를꿈꾸는과학기술인네트워크(ESC)에서 발표한 <임신부 연구자 실험환경 설문조사>에 따르면, 여성 연구자 2명 중 1명이 지도교수와 상사, 동료 연구자에게 임신 사실을 바로 알리지 못했다고 한다. 여성 연구자들의 우려가 지나친 것일까? 고개만 돌려봐도 알 수 있다. 이들에겐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롤모델인 ‘교수 엄마’가 너무나 부족하다. 한편, 이공계열에서 급증하고 있는 ‘박사후연구원(포닥)’ 현상도 주목해야 한다. 박사학위 취득 후에도 이어지는 수련 기간은 저임금이라는 조건과 만나 가족 구성에 또 다른 장애물이 된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박사후연구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72쪽)를 보면, 남성은 자녀 유무나 자녀 계획과 무관하게 커리어 목표를 바꿀 가능성이 비슷했으나, 여성의 경우 자녀가 있거나 자녀 계획이 있는 것만으로도 연구중심대학에서 교수직을 구하겠다는 목표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는 남성보다는 ‘여성’이 교수라는 목표에서 멀어지게 한다.
 
학계를 떠나거나, 경력이 단절되거나, 비정규직 교원이 되거나
이것은 충분한 선택지도 대안도 아니다
정년트랙 교수직(정년을 보장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진 전임 교수직으로, 직급은 조교수에서 시작된다)은 학계 커리어를 꿈꾸는 이들의 목표이자 ‘정상적인’ 결말로 여겨진다. 미국 박사학위 소지자 조사에 따르면, 전 학문 분야에 걸쳐 여성은 남성에 비해 정년트랙 조교수직을 얻을 가능성이 7% 낮다. 6세 미만 자녀를 둔 여성은 비슷한 상황의 남성에 비해 정년트랙 교수직을 얻을 가능성이 16% 낮다. 자녀만큼은 아니지만 결혼도 여성의 고용 가능성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조사 대상을 이공계열(사회과학 포함)로 좁히면, 자녀를 둔 기혼 여성은 자녀를 둔 기혼 남성에 비해 정년트랙 교수직을 구할 가능성이 무려 35%나 낮아진다. 결혼과 자녀라는 변수를 포함하면, 성별이 교수직 취업에 미치는 영향력은 사라진다. 실제로 자녀가 없는 미혼 여성은 전 학문 분야에서 같은 조건의 남성에 비해 자리를 구할 가능성이 16% ‘높다’. 학계 커리어 초반에 여성이 고전하는 이유는, 여성이기 때문이 아니라 ‘결혼하고 아이가 있기’ 때문이다. 어린 자녀가 여성의 학계 커리어에 미치는 영향력은 너무나 강력해서, 6세 미만의 자녀를 둔 여성 박사학위자는 자녀가 없는 여성 박사학위자에 비해 노동인구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4배나 높다. 결국, 어린아이를 키우는 박사 엄마는 학계를 아예 떠나거나 경력이 단절되거나 시간강사 같은 비정규직 교원으로 일한다. 실제로 비정규직 교원이 증가한 시기와 학계에 여성이 증가하는 시기는 일치한다. 비정규 교원직이 시간에 쫓기는 박사 엄마에게 일시적인 근무 유연성을 제공해줄 수 있을지언정 수많은 불리함 역시 따라온다. 그나마 희망적인 사실은, 자녀가 취학 연령에 이르면 박사 엄마가 정년트랙 교수직을 구하는 데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험실에서의 장시간 노동과 경쟁, 속도전
이 경주에서 승자가 될 수 있는 이는 누구인가
미국 대학에서 정년(tenure)을 보장받는다는 것은 대학 입장에서 평생 고용을, 교원 입장에서는 높은 고용 안정성을 의미한다. 반면, 정년을 거부당한 교수들은 대학을 떠나야 한다(한국 대학의 경우, 정년 보장 심사 탈락률이 현저히 낮다). 미국 박사학위 소지자 조사에 따르면, 전 학문 분야에 걸쳐 여성은 남성에 비해 정년을 보장받을 가능성이 21% 낮다. 이때 결혼이나 자녀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이공계열(사회과학 포함)만 보면 결과는 달라진다. 6세 미만의 자녀를 둔 여성 과학자는 같은 조건의 남성에 비해 정년을 보장받을 가능성이 27% 낮다. 이공계열이 특히 교수 엄마에게 ‘가혹한’이유는 특유의 연구 환경 때문이다. 실험실에서의 장시간 노동, 연구비를 따내기 위한 치열한 경쟁과 속도전은 일과 육아를 함께할 여지를 주지 않는다. 이공계열 교수나 연구원에게 연구비는 정년을 보장받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다. 어린 자녀를 둔 기혼 이공계 여성 교수가 같은 조건의 남성 교수에 비해 연방정부로부터 연구비 전액 또는 일부라도 지원받을 가능성이 21% 낮다는 점은, 어린 자녀가 이공계 여성 교수의 정년 보장 가능성을 낮추는 이유를 설명한다. 정년 보장 단계에서 흥미로운 점은 취학 연령에 이른 자녀는 전 학문 분야에 걸쳐 남성과 여성의 정년 보장 가능성을 각각 14%, 16% 높인다는 사실이다. 저자들은 이 결과가 연구와 육아를 조율하는 데 성공한 여성 연구자의 노력을 반영한 것이라고 추측한다(물론, 이들이 어린 자녀를 키우면서 정년트랙 교수직을 구하는 첫 관문을 통과한 소수의 선택받은 사람들이라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대학 내 여성이 치러야 하는 희생과 상실에 대하여
왜 여성은 ‘모든 것’을 갖는 데 실패하는가
지금부터는 시점을 바꿔, 정년트랙 교수직이 결혼과 이혼, 자녀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저자들은 복수의 논문을 근거로, 연구자들이 선호하는 가족 형태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두는 것이라 전제한다. 미국 박사학위 소지자 조사에 따르면, 정년트랙 여성 교수가 커리어 초기에 결혼할 가능성은 남성 동료에 비해 50% 낮다. 반대로 정년트랙 여성 교수가 커리어 초기에 이혼할 가능성은 남성 동료에 비해 144% 높다. 쉽게 말해, 여성 박사학위자는 정년트랙 교수직 또는 배우자를 가질 수는 있으나 ‘둘 다’ 가질 수는 없다. 자녀의 경우는 어떨까? 박사학위 취득 12년 후, 정년트랙 남자 교수의 70%는 결혼하고 아이가 있었으나 정년트랙 여자 교수는 44%만 결혼하고 아이가 있었다. 현실적으로 아이를 키우면서도 전과 같은 연구 강도와 속도를 유지하는 건 불가능하다. 캘리포니아대학교 설문조사(190쪽)가 보여주듯, 아이가 있는 여성 교수는 동료 교수에 비해 주당 업무 시간이 짧다. 그러나 이들이 가사와 돌봄에 들이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아이가 있는 여성 교수는 일하는 시간이 ‘가장’ 길다. 결국, 많은 여성 교수들이 아이를 낳지 않거나 덜 낳기로 결정한다. 이로써 확실해지는 사실은, 여성 교수가 가족 형성과 관련해 더 큰 ‘희생’과 ‘상실’을 겪는다는 점이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게일 콜린스의 주장처럼 “모든 것을 갖는 데 실패하는 것은 미국 현대 여성사를 이해하는 핵심”이다. 그리고 이는 비단 미국 여성에게만 해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여자가 더 열심히 일하고 더 높은 지위에 오른다고 해서
과연 평등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는 걸까?”
마지막으로 정년트랙 교수직 입성과 정년 보장 심사 통과라는 난관을 모두 뚫은 뒤에도 성별에 의한 차이 그리고 결혼과 자녀가 미치는 영향이 존재하는지, ‘승진’과 ‘임금’을 중심으로 들여다보자. 미국 박사학위 소지자 조사에 따르면, 전 학문 분야에서 여성 부교수가 승진할 가능성은 남성 동료들보다 21% 낮다. 결혼과 자녀는 남녀의 승진 가능성에 다르게 작용하지 않으며, 결혼은 남녀의 정교수 승진 가능성을 오히려 23%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남녀 교수의 정교수 승진율 차이의 원인이 성차별인지 의견이 분분한 상황에서 저자들은 왜 여성 교수가 부교수급에 머무는지에 대한 가장 설득력 있는 근거로, 사회학자 조야 미스라와 제니퍼 힉스 런퀴스트의 연구(222~224쪽)를 소개한다. 매사추세츠대학교 부교수를 대상으로 진행된 이 연구는 남녀 승진율 차이를 ‘불균등한 업무 분배’에서 찾는다. 여성 부교수의 75%가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승진에 도움이 되지 않는 보직을 맡은 반면, 남성 부교수는 절반만 이러한 보직을 맡았다. 또한 전반적으로 여성 부교수는 강의와 행정 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쓴다. 여성 교수는 남성 교수에 비해 주당 평균 3시간을 학생들에게, 5시간을 행정 업무에 더 쓴다.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한 임금에서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교수가 속한 학과, 대학 유형, 직위가 임금격차의 주요 요소이긴 하나, 박사학위 소지자 조사의 응답자 간 다양한 차이를 조정한 결과, 자녀는 1명당 여성 교수의 임금을 1%씩 줄였다. 반면, 자녀는 남성 교수의 임금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여성 교수는 남성 교수에 비해 낮은 임금으로 교수직을 시작하고, 승진 가능성이 낮으며, 임금을 크게 올릴 수 있는 이직 제안 역시 가족 상황에 의해 더 많이 제약받기에, 임금격차는 시간이 흐를수록 커진다. 즉, 대부분의 여성 교수는 남성 교수의 임금을 따라잡을 수 없으며, 이는 은퇴 시점의 남녀 교수 평균임금 차이로 확인된다.
 
“불행히도, 아이 낳기 좋은 시기는 없다”에서
“아이는 언제 낳아도 좋다”로
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시작된 가족친화정책들
저자들이 진행한 연구과제는 일과 가정의 양립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는 학생들이 대학을 떠나고 있으며, 대학에 남은 이들이 원하는 가족 형태를 이루지 못하는 불이익을 감수하고 있음을 밝혀냈다. 연구과제팀은 한발 더 나아가 대학을 가족친화적인 공간으로 바꾸기 위한 정책들을 수립하고 실행했다. 책에서는 캘리포니아대학교를 중심으로 여러 대학의 가족친화정책들을 소개한다. 대부분의 대학에서 지원하는 가족친화정책들은 교원을 위해 처음 만들어졌으나, 대상이 대학원생이나 박사후연구원으로 점점 확대되고 있다. 캘리포니아대학교와 하버드대학교의 경우, 가족 형태에 ‘동거’를 포함하여 동거인을 돌보기 위해 휴가를 내는 것도 가능하다. UC 버클리 캠퍼스에서는 아이가 갑자기 아플 때처럼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긴급보육제도’를 모든 교원에게 연간 40시간까지 제공하며, 비슷한 제도가 프린스턴대학교, 버지니아대학교에서도 시작되었다. 전일제로의 복귀가 보장된 ‘시간제 정년트랙 교수직’은 매우 강력한 가족친화정책으로, 열띤 논쟁 끝에 2006년 캘리포니아대학교에 도입되었다. 시간제 정년트랙 교수직은 어린 자녀뿐 아니라 연로한 부모를 돌봐야 하는 남녀 교원 모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일과 가정의 양립을 어렵게 하는 대학의 경직된 구조와 분위기는 남녀 모두에게 가족과 함께할 시간을 빼앗기는 고통을 경험하게 한다. 과학기술학자인 임소연 교수가 추천사에서 강조했듯 ‘한국판 아이는 얼마나 중요한가’ 연구가 당장 필요한 이유다. 

목차

한국어판 서문
감수자의 글
옮긴이의 글
서문
 
1장 대학원 시기: 새로운 세대, 오래된 생각
2장 본게임에 뛰어들기
3장 정년이라는 금반지 잡기
4장 상아탑에서 홀로
5장 정년 이후의 삶
6장 더 나은 모델을 향해
 
감사의 글
부록: 자료 분석
그래프와 표 목록
미주
참고문헌
찾아보기

책속으로

2017년, 아이를 잠자리에 눕혀놓고 나면, 책을 한 권씩 읽곤 했습니다. 박사 과정은 어느새 끝이 보이고 있었지만 그다음 계획은 없었습니다. 사실 돌도 안 된 아이와 함께 미래를 생각하자니, 그 미래는 가늠할 수 없이 깜깜했습니다. ‘해외에 나가서 연구를 해야 하는데, 부모님의 도움을 받지 않고 해외에서 육아와 연구를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끊임없이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아이가 잠들기를 기다리며 읽었던 이 책은, ‘현실이 녹록지는 않지만, 경력이 단절되지 않고 꾸준히 연구를 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라고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아이 낳기 가장 좋은 때는 없고, 언제 낳아도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는 분명 비극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수십 년에 걸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학의 정책을 새로 수립하고 정비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를 키우는 것을 개인의 일로만 여기지 않고 대학이 함께해나가고자 하는 노력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해외에서는 아이를 키우면서 연구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_<옮긴이의 글> 중에서
 
캘리포니아대학교의 한 학생은 소속된 학과에서 임부 학생을 대하는 태도를 언급했다. “임신한 학생은 임신한 순간부터 자신이 학위를 끝낼 실력을 충분히 갖췄음을 증명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다. 똑같은 학생에 대해 임신 전에는 그녀의 능력이나 졸업할 의지에 대한 의심이 없었더라도 말이다.” _<1장 대학원 시기: 새로운 세대, 오래된 생각> 중에서
 
어린 자녀는 여러 측면에서 여성 연구자의 대학 교원 임용 지원을 어렵게 만든다. 하지만 남성 연구자에게는 어린 자녀로 인한 어려움이 별로 없다. 우선, 여성에 비해, 남성 연구자는 육아를 전담하는 전업 배우자를 두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임신해서 배가 커지지도 않고, 모유 때문에 블라우스가 젖어서 갓 아빠가 되었다는 것이 부지불식간에 드러나지도 않는다. 그리고 남성 대학원생들에게는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성공적인 연구자 아빠들이 많다. _<2장 본게임에 뛰어들기>
 
UC 버클리의 화학과 교수 안젤리카 스테이시(Angelica Stacy)는 20년 전 과학 학회에 신생아와 친정 엄마(베이비시터 역할)를 데리고 간 기억을 떠올렸다. “학회에 아이를 봐줄 시설도 없고, 아이를 데려온 과학자도 없었고, 여성도 매우 적었다. 우리 엄마와 아이는 학회장에서 쫓겨났다. 선례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_<3장 정년이라는 금반지 잡기>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경쟁이다. 좋은 일자리, 연구비, 저명한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하는 기회는 모두 유한하다. 그 결과, 교수 엄마는 이 제한된 자원과 기회를 얻기 위해 미혼이거나 아이가 없는 학자들과 경쟁해야 한다. 전업주부인 배우자를 둔 교수 아빠와도 경쟁해야 한다. 그 결과, 가장 오랜 시간 일하는 연구자가 연구비를 따고,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하고, 궁극적으로 가장 좋은 기회를 얻게 된다. _<4장 상아탑에서 홀로>
 
여성 대학 총장의 63%가 결혼을 했는데, 이는 남성 대학 총장의 89%가 결혼한 것과 비교된다. 여성 총장의 24%는 이혼했거나 결혼을 한 적이 없었다. 남성 총장의 경우는 7%에 불과했다. 여성 총장의 68%에게 자녀가 있는 반면, 자녀가 있는 남성 총장은 91%였다. (중략)대학 총장직이 여성 총장의 결혼을 막거나 출산을 가로막는 역할을 하지 않는다고 가정한다면, 결국 이들이 대학 총장이 될 가능성을 높인 요소는 이들이 미혼이거나 자녀가 없기 때문이다. _<5장 정년 이후의 삶>
 
은퇴는 성별이 영향을 미치지 않는 유일한 대학 내 커리어 사건인 것처럼 보인다. 이는 예상 외였다. 여성 박사학위자는 정년트랙 교수직을 구하기 어렵고, 정년을 보장받기도 어렵고, 그리고 승진할 가능성도 낮고, 임금도 적게 받는다. 물론 은퇴는 교수 스스로가 온전히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직업적인 사건일 가능성도 높다. 은퇴할 시점이 되면 맞벌이로 인한 제한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임용이나 승진 위원회도 개입되어 있지 않다. 더 이상 어린아이를 볼 필요도 없다. 비록 가족 관계에 차이는 있지만, 남성과 여성이 동등하게 영향을 받는다. 이는 고등교육 현장에서 매우 드문 예다. _<5장 정년 이후의 삶>

추천평

공부하는 엄마들끼리 하는 말이 있다. 우리는 ‘워킹맘’도 아니야. 도대체 무엇이 팔자 좋게 자기가 좋아하는 공부하며 사는 여자들을 좌절케 하며, 왜 세상은 이 이기적인 여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하는가. 이 책은 학계 여성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함께 10년에 걸쳐 진행된 방대한 조사와 분석, 그리고 그에 기반한 대안까지 모두 담고 있다. 미국의 이야기인데 전혀 이질적이지 않아서 한 번 놀라고, 여자 교수에 대한 이야기인데 학계에 대한 가장 솔직하고 속 시원한 문제 제기라서 두 번 놀라며, 어떻게 이런 대규모의 실증적인 연구가 가능했는지 세 번 놀랐다. 이공계 성별 격차를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책을 덮으며 든 생각은 하나다. 한국판 ‘아이는 얼마나 중요한가’ 연구를 당장 시작하자!
임소연, 동아대학교 교수
 
학계에서 조용히 사라진 여자 선배들을 생각할 때마다 통곡하고 싶어진다. 그들이 능력에 비해 더 많은 기회와 더 많은 연봉을 갖지 못해 슬프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홀로 자기 불신과 싸워야 했을 시간들이 떠올라 애통하다. 차별은 대놓고 이뤄진다기보다는 어딘가 늘 찜찜하게 이루어지고, 명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여성 연구자는 자기 능력을 의심하며 갈수록 위축된다. 이 책은 10년에 걸친 연구를 통해 가장 탄탄하고 정교하며 세련된 방식으로 성차별이 실재함을 증명해 보이고, 그 경로를 자세히 드러내며, 무엇을 고쳐야 할지 알려준다. 과연 연구자답다. 학계는 이 책의 등장에 감사해야 한다. 남녀 불문, 연령 불문 모든 대학 구성원이 읽어야 할 필독서다.
하미나,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 저자

top